자동차의 인감도장
번호판 봉인 제도
62년 만에 폐지된다
자동차에는 번호판 두 개가 달려 있다. 전면 번호판은 별도의 장치 없이 나사로 고정되어 있어 스패너만 있으면 손쉽게 분리할 수 있지만 후면은 그럴 수 없다. 우측 나사를 풀어도 좌측 나사는 빠질 수 없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이 나사의 정체는 ‘봉인’이다. 무궁화 표시 안에 ‘정부’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는 스테인레스 재질의 캡인데 한번 분리하면 다시 끼울 수 없다. 차주라면 봉인을 재발급하러 차량등록사업소에 가본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봉인이 폐지된다는 소식에 네티즌들의 관심이 뜨겁다.
1962년 첫 도입
민원이 이어졌다
자동차 봉인은 번호판의 도난이나 위·변조를 막기 위해 지난 1962년부터 사용해 왔다.
봉인은 한번 풀면 망가지도록 설계되어 비용을 내고 재발급을 받아야 하는데, 이에 불편하다는 민원이 이어져 왔다. 봉인이 체결되는 나사는 쇠 재질이기 때문에 오래되면 녹슬어 보기 흉해지기도 한다.
이런 민원을 반영해 국토교통부는 62년 만에 자동차 번호판 봉인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9일에 자동차 번호판의 봉인제도 폐지 내용을 담은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20일에 공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봉인 폐지의 다른 이유는
네티즌들의 반응은 이랬다
봉인 제도를 폐지하게 된 이유는 민원 이외에도 2020년부터 위·변조가 어려운 반사식 필름 번호판이 도입된 점, CCTV 기술의 발달로 위·변조 차량의 실시간 확인이 가능하게 된 점, 실제로 범죄에 활용된 사례가 적었던 점,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이 반영되었다.
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봉인은 유지해야 할 것 같은데” “아무나 탈착할 수 있으면 가짜 번호판 만드는 범죄자들 많아질 듯” “법인 명의의 연두색 고가 차량들 다 없어지겠네”등 대체로 걱정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봉인 쓸데없었다” “이건 칭찬” “봉인 떨어지면 짜증 났다” “합리적이다” 등 개정안을 환영하는 의견도 있었다.
관련 규제도 함께 폐지
내년 2월부터 시행 예정
봉인 제도가 폐지되며 봉인 관련 규제도 함께 사라진다. 기존에는 봉인을 임의로 훼손 시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했다. 봉인 없는 자동차를 운행하다 적발되면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도 물었다. 하지만 법이 개정된 이후에는 따로 벌금이나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봉인제도가 사라져도 번호판을 차체에 고정하는 방식은 기존 방식 그대로 유지된다. 한편 번호판 봉인 폐지는 하위법령 개정과 번호판 탈부착 개선 방안 마련 등을 위해 법이 공포된 지 1년 뒤인 내년 2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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