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영상을 불법 촬영한 혐의를 받는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가 또 다른 여성과 영상통화를 하던 중 노출 장면을 동의 없이 녹화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에 실제 법적 처벌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지난 4일 피해 여성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황의조의 새로운 불법 촬영 정황을 확보, 음란물 저장 및 소지 혐의 추가 적용이 가능한지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2차 가해 의혹과 관련) 입건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고 법리 검토 중”이라며 “법무법인이든 황의조든 2차 가해 책임이 있다면 폭넓게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피해 여성은 황의조와 영상통화 도중 신체를 노출하자는 요구에 응했다가 몰래 녹화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황의조 휴대전화와 노트북에 대한 포렌식 조사를 진행해 그가 해당 여성에게 녹화 사실을 알렸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법조계에서는 황의조가 불법 촬영 혐의에 이어 이번 사건까지 추가될 경합범이 돼 형량이 가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텔레그램 ‘n번방’ 사건 이후 신설된 불법 촬영물 구입·저장·소지에 대한 규정에 따라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봤다.
민경철 변호사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황의조와 상대 여성이 주장하는 바가 다르지만 동의를 받지 않고 영상통화를 녹화했다면 불법 촬영”이라며 “동의가 있었는지 없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선 불법 촬영 혐의와 이번 사건이 결합되면 황의조는 경합범이 된다”며 “반드시 그런 건 아니지만 경합범은 법정형 자체가 상한의 2분의 1까지 가중된다. 혐의가 하나 있을 때보다 중하게 다뤄지는 건 맞다”고 설명했다.
김소정 변호사 역시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경찰은) 황의조가 불법 촬영물을 소지한 기간과 함께 동영상을 휴대전화에서 다른 저장 매체로 복사해서 보관하고 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본 뒤 음란물 소지죄를 적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음란물 소지죄가 추가되면 선처를 받아도 최소 징역 2년은 나올 듯하다. 특히 황의조의 경우 다수의 피해자들이 존재하고 범행이 여러 차례 반복됐던 사실에 비춰볼 때 상습성이 인정될 가능성도 있다. 무죄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황의조의 불법 촬영 피해자는 2명이다.
황의조는 지난 7월 온라인상에 유포된 연인과의 사생활 영상에 대해 ‘합의된 촬영’이라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의 일부 신원을 공개하고 피해자에게 형수 처벌 불원서를 요구하며 지인에게 연락처 등 신상을 유포 후 연락 시도를 종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황의조 법률대리인 측은 지난달 21일 배포한 2차 입장문에서 “상대 여성은 방송 활동을 하는 공인이고 결혼까지 한 신분”이라고 명시해 2차 가해라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실명이나 종사 인원이 적은 특수직종 등 누구나 특정할 수준의 정보를 공개한 게 아니라면 실질적 혐의 인정은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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