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C에 출전해 그랜드 파이널 진출은 처음이다. 무엇보다도, 극적으로 짜릿하게 올라왔다. 하지만 그랜드 파이널만큼은 좀 재미없게 게임해보겠다”
[AP신문 = 배두열 기자] V7 펀핀이 패자 브래킷과 라스트 찬스에서 잇단 막판 대역전극으로 힘겹게 올라온 만큼, 그랜드 파이널에서는 반전의 재미보다는 첫날부터 치고 나가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V7 펀핀은 1일 태국 방콕 컨벤션센터홀(BCC홀)에서 열린 배틀그라운드 최상위 국제 e스포츠 대회 ‘PGC(펍지 글로벌 챔피언십) 2023′ 그랜드 파이널에서 49점(29킬)을 획득하며, 1일차를 리더 보드 최상단에서 마무리했다.
V7은 매치1부터 TOP4에 오르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어려운 자기장 상황에서도 최선의 플레이를 펼친 것이 돋보였다. 특히, 페이즈6에서 홀로 생존한 17게이밍 쇼우디디(xwudd) 선수에 글라즈(Glaz·윤성빈)가 잡히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토시(Tosi·성윤모)가 빠르게 정리, TOP4까지 경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비록 풀 스쿼드였던 페이즈 클랜에 가로막혀 인서클에 실패했지만, V7은 순위포인트 5점과 함께 총 9점을 따냈다.
그리고 이어진 매치2와 매치3의 흐름에서는 이전 스테이지와 달라진 V7의 집중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V7은 매치2에서 비상호출로 세 번재 자기장 인서클을 시도했지만, 착륙 이후 1킬포인트만을 얻은 채 다나와 이스포츠와 스페이스스테이션 게이밍에 전멸하고 말았다.
흐름이 꺾일 만한 상황이었지만, V7은 매치3 치킨으로 곧바로 반등에 성공했다. 첫 자기장이 안 좋았음에도, 외곽을 타는 과정에서 찾아온 기회를 온전히 잡은 것이 주효했다.
태이고 전장 북서섬 고덕 지역에서 출발한 V7은 첫 자기장이 본섬 북산사를 중심으로 형성됨에 따라, 자기장을 맞아가면서도 대회전을 통해 남쪽으로 진입하는 동선을 선택했다. 그 과정에서 두 번재 자기장이 남서쪽으로 쏠리며 기회가 찾아왔고, V7은 이를 발판 삼아 변수들을 하나씩 차단하며 영역을 확보해나갔다.
이후 4킬과 함께 남쪽 주도권을 장악한 V7은 유일하게 풀 스쿼드를 보유한 팀으로서 TOP4에 올랐고,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7킬 치킨 획득에 성공했다. 또 이번 대회 들어 이날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인 규민(Gyumin·심규민)이 4킬 579대미지로 MOM(Man of the Match)에 선정됐다.
실시간 순위에서 1위에 오른 V7의 기세는 에란겔 맵으로까지 이어졌다. 매치5에서는 다나와와 텐바, 티라톤 파이브 등에 활로가 막힌 상황에서도 7킬포인트를 누적하며 선두 경쟁을 이어갔다.
그리고 매치6에서는 글라즈 선수의 고군분투가 돋보였다. V7은 첫 자기장 이동 과정에서부터 페트리코 로드와 맞물렸고, 3킬을 따내기는 했지만 토시를 잃고 말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자기장마저 지속적으로 엇나간 V7은 수적 열세인 상황을 감안해 외곽에서의 교전이 아닌 비상호출 승부수를 던졌다. 이마저도 규민과 헤븐(Heaven·김태성)이 각각 이륙과 착륙 과정에서 트위스티드 마인즈와 데이트레이드 게이밍에 잘리며, 일순간 글라즈만이 생존하게 됐다.
하지만, 이후부터 글라즈의 원맨쇼가 펼쳐졌다. 최대한 몸을 숨기며 순위방어에 돌입한 글라즈는 페이즈6에서 17게이밍을 상대로 1킬을 올린 데 이어, 페이즈8에서도 텐바로부터 1킬을 뽑아내며 점수를 추가했다.
무엇보다도, 선두 경쟁을 펼치던 17게이밍의 쇼우디디를 잡아내며 앞서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은 물론, 매치1에서 당했던 아픔을 손수 되갚았다. 이에 더해 TOP4까지 생명력을 이어간 글라즈는 2인의 소닉스보다도 오래 생존하며, 홀로 5킬에 순위포인트 5점까지 만들어냈다.
이를 통해 11점(6킬)을 더한 V7은 17게이밍에 3점 앞선 1위로 첫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재미없게 게임해보겠다”고 공언했던 토시는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루저 브래킷과 라스트 찬스에서 많았던 실수가 오늘 만큼은 상대적으로 적었다”며, “오늘 나왔던 몇몇 실수도 잘 보완해 치열한 순위 다툼에서 기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다나와 이스포츠는 지독히 불운했던 자기장 흐름에 30점(21킬) 획득에 그치며, 11위에 머물렀다. 젠지 역시, 인서클 과정에서의 인원 유지에 어려움을 겪은 채 21점(14킬), 15위로 부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위 V7과 15위 젠지 간 격차가 28점에 불과한 만큼, 2일차를 통해 충분히 상위권으로의 도약을 노려볼 수 있다.
그랜드 파이널 상위권의 윤곽이 그려질 2일차 경기는 한국 시간으로 2일 오후 8시부터 시작된다. 배그 이스포츠 공식 홈페이지, 유튜브, 트위치, 아프리카TV, 네이버TV 채널을 통해 시청할 수 있고, 크래프톤은 이번 대회부터 공식 홈페이지에서 멀티뷰 중계를 제공한다. 메인 중계 방송과 맵 방송을 한 화면에서 동시에 시청할 수 있고, 특정 팀만 추적하는 방송을 시청할 수도 있다. 추적 중계 방송은 매 경기일마다 6개 팀을 선정해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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