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억만장자 수가 지난해 7% 증가한 가운데 새롭게 억만장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부호들의 자산이 상속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일(현지시간) 스위스 투자은행 UBS가 발간한 ‘억만장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억만장자 수는 전년보다 7% 증가한 2544명으로 집계됐다. 억만장자란 개인 자산이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를 넘는 사람을 가리킨다. 이들의 자산을 합친 금액은 12조 달러에 달하며, 이는 전년 대비 9% 증가한 액수다.
지난해 새롭게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137명의 자산은 총액은 2915억 달러(약 379조5000억원)로 조사됐다. 상속받은 자산이 전체 보유 자산의 절반을 넘는 1508억달러였다.
보고서는 “지금까지는 정보기술(IT) 분야 등 새로운 시장의 확대나 자산시장의 변동·성장 등에 힘입어 재산을 늘린 자수성가형 신흥 부호가 많았다”며 “그러나 지금은 상속으로 부자가 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증시에 상장한 기업 수가 줄어들면서 기업가들이 재산을 늘릴 수 있는 기회가 감소한 것도 배경으로 꼽혔다. UBS 글로벌 자산관리 부문 책임자인 벤저민 카발리는 “앞으로 20년 동안 상속받은 억만장자를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며 “1000명 이상의 억만장자가 약 5조2000억달러의 자산을 자녀에게 물려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 은행의 전략 고객관리 책임자 마이클 비아나는 “상속자는 50세 이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같은 경향으로 20대 신흥 부호가 갑자기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미 경제지 포브스가 집계한 2023년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 따르면, 현재 세계 1위 부자는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다. 아르노의 순자산은 2110억달러로 파악됐다.
지난해까지 1위를 지키다가 2위로 밀려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재산은 1800억달러로 추정되며,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각각 1140억달러, 1070억달러, 1060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억만장자가 가장 많은 국가는 735명이 등록된 미국이다. 중국(562명)이 2위, 인도(169명)가 3위다. 전체 억만장자 순위에서 9위에 오른 인도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무케시 암바니 회장은 832억달러의 순자산을 기록, 아시아 최고 부자로 조사됐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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