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강미정 아나운서가 TV·라디오 등에 출연해 남편 조모 씨를 대마 흡연 및 소지 위반 혐의로 서울 수서경찰서에 고발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수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은 남편은 “마약을 하지 않았다”며 강 아나운서를 역으로 고소했다.
강씨는 2015년 결혼 후 같은 해 12월 남편 친구의 초대로 중국에 여행을 갔을 때부터 남편의 마약 투약을 의심했다. 남편의 친구가 비닐에 싸인 무언가를 가져왔고 남편은 호텔 욕실에서 그것을 말아 피우고는 쓰러졌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8일 방송된 MBC 프로그램 ‘PD수첩’에서는 지난해 8월 강씨가 촬영한 영상과 사진 등이 공개됐다.
영상을 보면 오전 9시에 들어온 조모 씨는 취한 것처럼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고 대답도 못하는 모습이다.
사진 자료에서는 집에 딸이 있음에도 알몸으로 나와 거실에 엎드려 있는 조모 씨의 모습이 보인다.
강씨는 남편이 대마 흡입을 인정한 적이 있다고도 주장했다. 조모 씨는 자신이 의붓아들이며 학대를 받아 잠을 제대로 청하지 못하기 때문에 푹 자고 싶어서 대마를 했다고 고백했다는 것이다.
그는 “남편이 침대에 올라가 포효하고 벽을 때리는 등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경찰에 신고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다만 고발 후 3개월이 지난 5월이 돼서야 조모 씨의 소변과 모발을 제출받는 등 조사가 이뤄졌다고 강씨는 주장했다.
수사가 지연되는 사이 남편은 탈색과 제모를 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조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은 남편은 지난 6월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
강씨는 상위기관인 서울경찰청에도 고발했지만 마찬가지로 수사가 지연되고 담당 수사관이 여러 차례 바뀌는 등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연 배경에는 남편의 배경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남편 조모 씨는 용인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는 집안 출신으로 해당 골프장의 임원으로 재직 중이다. 또 조모 씨의 매형 또한 현직 검사로 알려졌다.
조모 씨 측은 마약 투약 사실을 부인하고 강씨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및 무고 혐의로 역고소했다. 조모 씨의 매형 또한 수사에 아무런 외압을 넣지 않았다는 입장이며, 사건을 담당한 경찰 관계자는 “수사는 엄정하게 절차대로 진행했고 수사관 교체도 정기 인사에 따른 정상적인 교체”라고 설명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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