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류한준 기자] ‘이럴 거면 유료결재를 왜했나 싶네요. 경기가 끝나지 않았는데 종료라는 메시지가 뜬다는 게 이해가 안됩니다.’ 이메일을 통해 한 야구팬이 보낸 메시지다. 올해 프로야구 유·무선 독점 중계권사로 선정된 티빙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시범경기 초반이던 지난 9~10일 경기에서 자막이 문제가 됐다. 세이프 상황에서 자막을 세이브(SAVE)로 내보냈다. 2번 타자는 22번 타자라고 표현했다.
이러자 야구팬들은 단단히 화가 났다. 티빙이 제작한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도 제 시간에 올라오지 않았다. 여기에 티빙이 야심차게 준비한 특별 콘텐츠 중 하나인 라커룸 인터뷰 등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각 구단, 선수들과 사전 조율이 없다보니 문제가 됐고 결국 없던 일이 됐다.
티빙은 KBO와 3년간 총 1350억원 규모로 프로야구 유·무선 독점중계권을 가져왔다. 그리고 티빙은 유료 시청 시대를 선언했다. 그러나 티빙의 자막 실수와 함께 매끄럽지 않은 제작 등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자 12일 티빙 최고 경영진이 직접 나서 이러한 상황에 대해 사과했다. KBO도 안정적인 방송을 위해 지원에 나섰다. 티빙도 시범경기에서 중계 제작을 맡은 관련사와 계약을 취소하는 등 보완에 나섰다.
KBO리그는 정규시즌이 23일 개막했고 이날 티빙 중계도 무난하게 마무리됐다. 큰 사고 없이 잘 넘어갔다. 그러나 다음날(24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 경기에서 방송사고가 발생했다.
롯데가 0-6으로 끌려가고 있던 9회초. 롯데는 패색이 짙었으나 이때부터 추격을 시작했다. SSG 외야수 최지훈의 실책으로 기회를 잡은 롯데는 고승민이 3타점 적시타와 빅터 레이예스가 투런포를 쏘아올려 6-6을 만들었다.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팬들이 한창 경기에 흥미를 갖고 집중한 상황이다, 그런데 롯데 전준우 타석에서 티빙 중계가 중단됐다. 경기가 진행중이었는데 ‘종료경기’라고 안내됐다.
티빙의 OTT(Over The Top)를 통해 롯데와 SSG전을 시청하고 있던 이용자들은 황당환 상황과 마주했다. 중단된 해당 중계는 1분 뒤 다시 시작됐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됐다. 각종 야구커뮤니티 등에선 티빙을 다시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런데 티빙 입장에선 다행인 상황도 나왔다. 롯데는 6-6에서 더이상 점수를 내지 못했고 9회초가 종료됐다.
그리고 SSG는 9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롯데 마무리 투수 김원중을 상대로 끝내기 솔로 홈런을 쳐 7-6으로 이겼다.
티빙 중계는 에레디야의 극적인 끝내기 홈런 장면은 라이브로 내보냈다. 만약 중계 복구 시간이 좀 더 늦었다면 더 큰 비난을 받았을 수도 있었다.
티빙은 이번 상황에 대해 ‘송출 시스템 조작 실수로 약 1분여가량 중계가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시청자분과 KBO, 구단 관계자들에게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그러면서 ‘중계 시스템 전반을 재점검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범경기에 이어 두 번째 사과다. 하지만 야구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한편 SSG는 에레디아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2연승으로 기분좋게 시즌을 시작했다. 반면 롯데는 2연패를 당했다. 개막 2연전을 마친 KBO리그는 25일 이동일이자 휴식일이다. 26일부터 주중 3연전 그리고 주말 3연정 일정이 다시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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