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충전 중 먹통
수리비만 200만 원대
결국 충전기 문제였다
내연기관 차량이 주유 중 고장을 겪는 경우는 얼마나 있을까? 가짜 휘발유를 넣거나 다른 유종을 혼유하지 않는 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희박하다. 전기차 역시 어지간한 충전 인프라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충전 중 고장이 생기는 경우는 극소수다.
그런데 최근 테슬라 전기차를 중심으로 충전 중 차량이 고장 나는 경우가 발생했다. 특정 업체의 충전기를 사용할 경우 주행 자체가 아예 불가능해지는 ‘벽돌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수리비만 200만 원을 넘겨 이슈로 떠오른다.
차지비 충전기가 원인
과전류로 부품 타버려
최근 테슬라 동호회를 중심으로 차지비 충전기 사용 후 차량에 이상이 생겼다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한 테슬라 차주는 “차지비 충전 중이었는데 갑자기 중단됐다”며 “이후 충전 덮개가 안 닫히고 차량 전원이 완전히 꺼지지를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내일 충전이 안 될 것 같은데 저와 같은 증상을 겪으신 분 있냐”며 조언을 구했다.
국내 경제 종합 매체 ‘블로터’도 같은 문제에 관해 보도했다. 해당 매체의 기자는 차지비 급속 충전기로 모델 3를 충전하다가 벽돌 현상을 겪었고 결국 테슬라 서비스센터에 차량을 입고했다. 보도에 따르면 서비스센터 측은 충전기 커넥터에 과전류가 흘러 차량 내 주요 부품 중 하나인 PCS(파워 컨버전 시스템)가 폭파했다고 설명했다.
충전기 제조사가 보상하기로
이전에도 문제 많았던 차지비
결국 해당 차량에는 PCS 교체 비용으로 208만 원이 청구됐다. 화재 위험이 발견되지는 않았다는 게 그나마 다행인 부분이었다. 테슬라는 타 업체 충전기 사용 중 발생한 고장을 보증 수리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이에 차주가 수리비를 직접 부담했고 얼마 뒤 해당 충전기 제조사인 코스텔이 수리비를 보상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차지비는 작년 12월 GS커넥트와 합병돼 ‘GS차지비’라는 이름으로 재출범 후 이달 9일 통합 모바일 앱을 배포했다. 이후 충전기와 모바일 앱 사이에 연동 문제가 생기거나 충전 요금이 예고 없이 인상되는 등 잦은 운영 문제로 비난을 받고 있다. 동호회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같은 업체의 다른 급속충전기도 테슬라 차량에 벽돌 현상을 일으킨 것으로 확인된다.
2021년부터 꾸준히 발생해
“충전기도 골라서 써야 하나”
차지비 외의 다른 업체 충전기로 인한 테슬라 벽돌 현상 사례도 이전부터 발생해왔다. 지난 2021년 대영채비의 급속충전기를 사용한 테슬라 차량의 사례가 시작이었다. 대영채비 측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으나 작년 11월 또다시 유사한 현상이 발생해 골치를 앓고 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충전 규격 전 세계적으로 싹 통일해 버렸으면 좋겠다”. “테슬라는 자동차계의 아이폰이 맞음”. “테슬라는 슈퍼차저만 쓰는 게 답인가”. “불 안 나고 먹통으로 끝난 게 차라리 다행”. “업체가 수리비 배 째란 식으로 나오면 차주가 독박 쓰는 구조네”. “내연기관으로 치면 정유사 따져가면서 주유해야 한다는 소리잖아” 등의 반응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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